Ⅰ서론

 아그네스라는 아름답고 순결하고 어린 수녀가 있었다. 그녀는 신생아를 죽인 혐의를 받고 법정에 서게 된다. 그러나 법정에서 조차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든 하느님과의 대화를 하였다. 그녀는 과연 신의 아그네스인가?

 연구자는 "신의 아그네스"라는 책이 있고 영화가 있고 연극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직접 책을 읽었거나 연극을 본 적은 없었다.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대강 이러한 내용이구나 하고 듣고 넘어가는 것이 다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연구물을 제출하기 위해서 처음 이 책을 만져보았다.

 책의 첫장을 폈을 때 연구자는 몇 개의 사진이 책을 설명해 주기 위해서 붙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을 보고 그 옆의 설명을 읽으면서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그 이야기 자체 만으로는 연구자를 흥분 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본 연구물의 목적이 심리분석인 이상 연구자는 인물 하나하나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하면서 연구자는 이 책의 주인공인 아그네스보다 그 주위 인물의 심리를 파악해 보는 것이 어떻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그네스의 주변 인물은 많다. 그녀를 담당했던 정신과 의사인 먀사 리빙스턴, 아그네스가 속해 있는 수녀원의 미리암 루스 수녀원장, 또한 이 아그네스의 정신 성장에 큰 영향을 끼쳤던 아그네스의 엄마도 중요한 인물이다. 연구자는 무엇보다도 책을 읽으면서 닥터 먀사 리빙스턴의 성장 과정과 그녀의 심리에 대해 분석해 보고 싶었다. 따라서 본 연구물은 닥터 리빙스턴에 초점을 맞추어 그녀의 심리를 분석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하겠다.

본론에서는 먼저 "신의 아그네스"의 간략한 줄거리를 살펴 보겠다. 그리고 닥터 리빙스턴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이야기 속의 그녀의 행동과 사고를 통해 그녀의 심리적 안정 상태를 연관지어 분석하면서 본론을 마치고자 한다.

Ⅱ 본론

A The stories of Agnes of God

 아그네스는 수녀가 된 21살의 소녀이다. 그녀는 아기의 죽음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 되었다. 법원에서 임명한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은 본래 그녀의 비정상적 정신 상태를 확인해 보이려고 아그네스에게 접근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기가 어떻게 해서 태어난지도 모르고 늘 하느님의 나라에서 사는 것 같은 해 맑고 순진하고 천사 같은 아름다운 아그네스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아그네스를 만나러 가던 첫날 그녀는 미리암 루스 수녀 원장을 만나게 된다. 수녀 원장은 생각 이외로 친숙하게 그녀를 맞았고 그녀가 수녀원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닥터 리빙스턴과 같이 담배로 피우고 가정도 가졌었다는 사실을 알 게 된다. 그들은 아그네스의 문제로 많은 갈등을 느끼게 된다.

 닥터 리빙스턴은 사건의 경위를 알기 위해 아그네스에게  최면을 건다. 아그네스는 최면 속에서 괴로워하며 그 때의 사건을 재연해 보인다. 아기가 태어날 때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게 되고 또한 그 수녀 원장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게 되고 또한 그 수녀 원장이 아그네스의 이모였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된다.

 아그네스는 재판 대신 공청회를 가지게 된다. 그곳에서 아그네스는 돌로 조각해 놓은 사람처럼 가만히 앉아 있다가 판결문을 읽을 즈음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그네스에게 판사가 제촉을 하지만 아그네스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 후에 어린아기의 수호 천사와 같은 아름답고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공청회가 끝나고 얼마 후 닥터 리빙스턴은 다시 수녀원을 찾아 간다. 그녀는 수녀들의 노랫 소리에 아그네스의 목소리가 들려 오지 않는 것을 알고 그녀를 보고 싶다고 하지만 아그네스는 이미 더욱 다른 사람들과 격리된 곳에서 나약하게 자라나고 있을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미리암 루스 수녀 원장은 그 때까지도 아그네스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성녀라고 말했고 닥터 리빙스턴은 자기도 그렇게 믿고 싶다고 하면서 미리암 수녀 원장을 놀라게 한다. 이유를 묻는 수녀 원장에게 아그네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대답한다. 그들은 그들이 공유하고 있었던 감정을 그 때 이해하고 서로 껴안고 운다. 그러한 그들을 아그네스가 축복을 내리고 있었다.

B 닥터 먀사 리빙스턴에 관하여

 닥터 먀사 리빙스턴은 법원에서 임명한 법정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이미 인간의 여러 가지 나쁜 단면들을 보아 왔으며 강인하고 지적이며 용기 있는 그녀는 죄수의 숨겨진 가장 어두운 마음 구석구석을 다루는데 상당히 익숙해져 있었다. 그녀의 직업적 능력은 숨겨진 비밀에 대한 공포를 없애거나 비 이성적인 공포를 유출하여 해소 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여동생 마리가 있었다. 마리는 먀사 보다도 몇 살 아래였다. 마리는 16살에 수녀원에 들어갔는데 아무런 간호도 받지 못하고 급성 맹장염으로 죽었다. 수녀 원장이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정신 이상 환자이다. 먀사의 어머니는 뇌에 피의 공급이 어려운 동맥경화증에 걸렸고 마리의 죽음으로 정신분열은 더욱 증가했으며 기억 상실에 걸려 사람을 혼돈하기도 하고 자주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가는 심각한 증세가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먀사가 프랑스인인 제큐스라는 사람과 결혼을 한 것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먀사가 어머니를 찾아 갔을 때 어머니는 먀사를 마리로 착각하고 하는 이야기 도중에 "염병할 프랑스 놈과 결혼하고 말이야, 나는 그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 라고 먀사에게 말한 것으로 미루어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혼한 경력이 있었다. 방긍 언급했던 프랑스인과 결혼을 했고 그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냈으나 이혼을 했는데 그 이유는 책 속에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C 닥터 리빙스턴의 심리분석

-그녀는 지독한 골초이다. 하루에 담배를 2갑 이상 피운다

 이것은 그녀가 유아였을 당시 어머니와의 접촉이 많이 없었을 가능성을 암시해 준다. 즉 인간의 겨우 초기의 애착이 발달에 중요한데 프로이드는 어린이의 가장 최초의 애착 대상이 자신의 입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항상 어머니임을 강조하고 있다. 출생에서 1세까지의 구순기에 필요한 정도의 자극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 영아는 이 충족 형태에 고착될 수 있고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구순기 충족을 추구하게 될 수 있다고 한다. 고착된 성인은 흡연, 과식과 같은 구순기 행동에 집착하게 된다. 이는 먀사의 어머니가 먀사를 모유로 키우지 않고 우유로만 키웠다든지 먀사를 유모에게 맡겨 키웠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구순기 충족이 되지 않은 먀사가 그에 고착되어 담배를 많이 피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먀사는 아그네스의 사건을 맡고 실지 않았다. 첫 번째 원인은 센세이서널한 1면 기사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자기는 이러한 사건에 적당하지 않은 의사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사건이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녀는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주시한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러한 일을 두려워하는가?

 그녀는 그녀가 젊었을 때 심리적 상실을 경험하였다. 즉 그녀의 여동생이 맹장염에 걸려 병원 한번 가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로 인해 어머니는 정신이상이 되었다. 이것은 그녀에게 있어 매우 큰 사건이었다. 이것이 그녀에게 신경성 우울증을 낳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즉 먀사는 자기를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실패를 과대평가함으로써 그 원인을 자기 스스로에게 돌리기 때문에 우울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아그네스의 사건은 그녀에게 히스테리를 가져왔다. 그녀는 특히 전환 히스테리에 걸려 계속 그 사건, 즉 탯줄에 감겨 죽게 되어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기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게 되고 어떤 일을 하든지 초조해 있으며 눈을 감을 때마다 푸르른 얼굴 빛, 목에 탯줄이 감겨 피투성이가 된 몸, 움푹 들어간 눈 언저리, 특 튀어나온 눈, 사랑을 기다리듯 자그마한 손을 꼭 쥐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것은 우리가 흔이 겪게 되는 갈등 가운데 접근-회피 갈등 즉 한편으로는 접근하려는 마음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회피하려는 생각을 먀사도 가지게 된 것이다.

-마운트 로얄의 꼭대기에는 시내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는 커다란 불켜진 십자가가 높이 세워져 있었다. 그녀는 십자가가 보이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순박함과 청조함의 상징인 십자가는 그녀의 두통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머리는 밝은 빛 때문에 터질 것 같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노이로제 불안에 대해서 알아보자. 프로이드는 노이로제 총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노이로제 불안에는 일반적 불안과 공포증에서 오는 불안이 있다. 일반적 불안은 적당한 표상만 있으면 어떤 관념의 내용에나 금방 붙어서 판단을 좌우하고 예상을 신택하며 모든 기회를 포착하여 자기를 정당화 하려고 한다. 이런 종류의 불안에 괴로워하는 사람은 모든 가능성 중에서 언제나 최악의 상태를 예상하고 우연의 사건을 모두 재앙의 전조로 해석하며 불확실한 사건을 모조리 나쁜 의미로만 받아들인다. 이것은 진술한 것과 같이 우연히 그녀가 아그네스의 사건을 알 게 되었으나 그녀는 수녀원에서 죽은 그녀의 동생 마리 생각 때문에 수녀, 수녀원, 십자가라 하면 기피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그 사건을 맡게 된 것부터가 그녀에게 어떠한 불안한 예감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포증에서 오는 불안은  심리적으로 경계가 정해져 있어서 어떤 일정한 대상과 상황에 결부되어 있다. 이것은 갖가지 대상에 대한 공포에서 온다. 이 불안은 세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첫 번째 부류는 공포의 대상과 상황이 대부분이 정상인에게도 소름끼치는 것들이며 위험과 관계 있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공포증은 설사 그 강도가 매우 강하더라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두 번째 부류는 위험과의 연관성은 있지만 보통은 그 위험을 무시하거나 예상을 하지 않는 습관이 붙어 있는 경우로 기차 여행을 하고 있을 때는 집에 있을 때보다 열차 충돌의 위험이 있지만 대부분은 무시한다. 그러나 기차 여행에 대해서 또 그 열차 충돌의 위험에 대해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 이 부류에 속하는 불안에 걸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부류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아무런 위험이 없는 것 같은데 그 사람만이 유독 겁낸다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먀사가 십자가를 보고 시선을 돌린 행동은 어디에 속하는지 충분히 설명이 될 것이다. 그녀는 공포로부터 오는 불안 중에서도 세 번째 부류에 속해 있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은 십자가를 보면 경건한 마음이 들고 아무렇지도 않게 샹각하지만 그녀는 동생의 죽음이라는 십자가와 관련된 상실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십자가만 보면 순박하거나 청초하거나 경건하다기 보다는 거부감이 먼저 들고 두통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그녀는 열쇠를 손에 들고 불을 켰다. 이 때 그녀의 울적한 마음이 되살아 났다. 어두움은 어느 정도 위압감을 주었다. 그녀는 어두움 속에서 놀랍게도 기분이 좋아졌다.

 어두움을 좋아한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그녀를 감싸 줄 수 있는 것이 어둠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어떻한가? 그녀는 밝은 곳에 있는 것보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 있으면 자신의 괴로움이 감소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불안에서 오는 행동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