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리빙스턴은 179cm 정도의 헌칠한 키에다 늘씬한 편이었다.

 초기 성격 이론가는 신체 유형과 성격 특징을 연관시켜 설명하려고 하였다. 크레츠머(Kretschmer)는 신체 유형에 따라 성격을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 하였다. 그에 따르면 먀사와 같이 크고 마른 사람, 즉 외배엽형은 절제하고 자의식적이고 고독을 즐긴다고 하였다. 바로 앞에서 말했듯이 그녀는 어둠 속에서 고독을 즐기기를 좋아하는데 이것을 그것과 연관 시켜 설명할 수고 있겠다.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면 그녀는 마음이 무척 불쾌해진다.

 이 이상심리는 그녀가 십자가를 보기 싫어하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볼 수 있다. 무조건 그녀의 동생과 관련된 천주교라는 종교에 대해 그녀는 심한 공포증이 있는 것이다.

-먀사 리빙스턴은 그녀의 담배불을 조심해서 땅에 비벼껐다. 마른 풀잎에 불이 옮겨 붙지 않게 하기 위해 무척 신경을 썼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다시 한번 담배 꽁초를 확인하였고 그 주위를 청소하였다. 담배 꽁초는 바람에 날려 멀리 날아갔고 불씨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는 안심을 했다.

 그녀의 강박 신경증도 나타나고 있다. 강박 신경증은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과 직결된 불안감 때문에 그것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어떤 행위나 생각을 계속 되풀이 하는 심리적 장애를 말한다. 이렇게 되풀이 함으로써 불안을 회피하거나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담배 꽁초의 불씨에 지나치게 민감한 행동을 보이는 이러한 먀사의 행동은 아그네스의 면담 도중 아그네스의 입에서 "마리"라는 이름이 불리어지고 난 후부터이다. 그것은 그녀의 동생 이름이었다. 그녀는 계속적으로 아그네스에게 질문을 했고 재촉을 하였으나 아그네스는 자신이 마리라는 인물을 알리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그녀의 동생의 죽음과 더불어 그녀는 혹시 수녀원에 부이나서 자신의 동생이 죽을 때와 같은 또래의 아그네스에게도 죽음이 오지 않을까? 혹은 자신이 싫은 일을 맡은 것을 어떤 나쁜 징조로 받아들여 자신에게 나쁜 일이 닥치지 않을까? 하는 강박 관념이 그녀의 무의식 속에 남아 있어 한번 끈 담배 꽁초를 몇 번이고 확인을 하고 불이 꺼지고 나서야 안심을 하는 행동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 된다. 혹은 먀사의 어머니가 정신 착란 증세로 먀사와 마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먀사를 지옥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어릴 때 먀사가 했던 행동들을 동생 마리가 한 것으로 생각하여 마리는 천사와 같은 착한 딸로 보고 먀사는 악마와 같은 어머니의 말을 거절만 하는 나쁜 딸로 보아서 이것이 무의식의 세계로 억압되었으나 이 순간 무의식 속의 불안이 의식 세계로 떠 오르게 되어 강박행위의 형식으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마티니 신부는 아그네스의 일을 위해 기도하자고 마사에게 권한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싫습니다, 신부님 더 이상 ----"하고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순전히 당신 자신의 힘과 당신 자신의 지식에 모든 것을 의지할 거란 말입니까?"하는 마티니 신부의 물음에 그녀는 "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요, 그렇게 해야 돼요" 라고 대답하면서 더욱 확고히 그녀의 입장을 밝혔다.

 이것은 자기 경험을 과소평가하는 데서 오는 우울 현상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신분석학에서 모든 인간은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행동 형성으로 표현하여 우월감으로 표시한다고 하는 것과 같이 우울 경향을 정반대로 표현하는 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조증 상태이다. 즉 그녀는 조증 상태에서 말을 많이 하고 적극적이 되어 모든 일이 자신의 힘으로 최선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극단적인 경우로 물론 그녀는 이런 극단적인 현상의 환자는 아니다. 다만 그녀는 기도, 십자가, 예수 등과 같은 그리스도적인 것에 반발하여 그것의 힘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이 뭐든지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녀의 이러한 이상 행동은 스트레스와도 연관 시켜 설명할 수 있다. 그녀의 여동생이 수도원에서 죽은 것이 이유가 되어 천주교와 관련된 모든 것을 접하기만 하면 불쾌해지고 공포의 대상이 되며 그것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심화되면 신체적인 병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녀는 이번이 수녀원에 가는 마지막이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번 일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의 심리상태가 불안하고 갈등의 연속이라는 것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구절이다. 그녀는 그 사건을 맡이 싫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사건을 맡아야만 한다는 생각도 있는 것이다. 그녀가 피할 수 있었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단지 법원에 가서 아그네스가 비정상이라는 말만 한다면 쉽게 사건은 해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끈질지게 아그네스를 찾아간다. 이것은 아그네스를 동정하는 마음이 지배적이겠지만 아주 협소하게 생각해 본다면 자신과의 면담에서 괴로워하는 아그네스를 보고 어떠한 쾌락, 즉 그녀의 동생이 죽어갈 때 느꼈던 괴로움을 동생과 같은 또래 그리고 같은 수녀인 아그네스에게도 느끼게 함으로써 자신의 괴로움,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등을 감소 시키려 하는 동기가 될 수도 있다.

-"그녀는 하느님에게 귀속되었어요?"라고 말하는 미리암 루수 원장에게 "나는 그녀를 하느님에게서 떼어놓을 작정이예요, 당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가요?"하고 정시과 의사인 먀사 리빙스턴은 대답한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했다. 이 대답의 의미는? 먀사는 미리암 수녀 원장에게 공격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녀가 보이는 공격 행동은 귀인 이론적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그녀는 마리의 죽음에 의한 자신의 고통이 피습 당했고 그것이 수녀원에서 마리를 고의로 병원에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하므로써 수녀원 특정 대상인 미리암 루스 수녀 원장에게 공격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그네스를 그러한 위험에 다시는 처하지 않게 되도록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다. 닥터 리빙스턴에게 있어서 종교는 한편으로는 병적인 프로이드적 환상으로 보였던 것이다.

-법원 측에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재촉을 하자 그녀는 자신은 자신의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는 분이라고 방어적으로 이야기 한다.

 그녀는 자신이 아그네스의 사건에 말려 들면서 느끼는 불안에 직면하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방어 반응을 하고 있다. 프로이드는 기억의 왜곡, 비합리적인 감정, 행동들을 무의식적인 충동에 대한 방어로 보고 그것들은 전혀 통제할 수 없다고 믿었다. 어떤 충격적인 사건과 위협에 대해 자아를 무의식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자기 기만적인 성질을 지닌 무의식적인 방어 반응을 자아 방어 기제라고 한다. 먀사는 합리화라는 자아 방어기재를 사용하므로써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 즉 자신의 일은 충분히 빨리 끝날 수 있는 일이지만 먀사는 그 일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 법원 측에서는 그녀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즉 용납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하여 자신을 합리화하여 상대방에게 대답하는 것이다.

-먀사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녀는 여기에 오는 것을 저주받을만큼이나 싫어한다.

 이것은 일종의 공포증이다. 즉 요양원이라는 장소에 대해 지나치게 공포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곳에 들어서자 몸을 바르르 떠는 행동을 통해 불안감을 표시한다. 이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정신이상자가 되어 버린 큰 사건에 기인하여 비합리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지 공포의 대상은 자신의 내부 갈등에 대한 상징이거나 무서웠던 경험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먀사는 7세기에 프랑스 수녀원이 성문란으로 어지러워졌고 그들이 악귀를 막아주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모든 신부들이 그의 일생을 이 망상에 바져왔다는 것을 회상했다. 엘도스 학슬리가 이런 냉혹한 에피소드를 "루돈의 악마"라는 책에서 폭로하지 않았던가!

 그녀는 수녀원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려고 한다. 수녀원은 성이 문란하고 사람을 죽게하고 순진한 소녀들을 좁은 세계에 가두려하는 나쁜 곳이라고만 생각하여 동생의 죽음에 대해 방어기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먀사는 어젯밤의 꿈을 머릿 속에 떠올리고는 몸을 떨었다. 그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중년 부인이 된 꿈을 꾸었다.-----수술대에는 출산을 앞둔 한 여인이 누워 있었다.----그 여인의 손은 먀사의 머리를 눌렀고 그 때 안에 있던 작은 생명체는 먀사의 머리를 당겼다. 그러나 먀사가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그녀는 잠을 깼다.

 그녀의 꿈에서까지 아그네스와 관련된 것이 나타날 정도로 먀사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녀는 늘 그 사건을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 그 사건이 일어났을까? 생각하는 강박관념에 싸여 있는 것이다.

-여러해 동안 나는 그 멍청한 수녀원장 뿐만 아니라 나의 여동생까지도 재판하여 왔다. 나는 나의 여동생이 자신의 죽음을 알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속으로 생각해 왔다. 내가 누군데 그런 판단을 내린단 말인가? 우리는 모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한다. 내가 감히 어떻게 마리가 추구하는 것이 나의 것보다 덜 유효하고 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내가 그녀의 인생처럼 나의 인생을 살아갈 수 없듯이 그녀도 나의 것처럼 그녀의 인생을 살아갈 수 없지. 그렇지 누가 그녀가 잘못했다고 이야기한단 말인가? 나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도 ----" 그녀는 눈에서 구원의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다. 마치 기쁨의 눈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확고한 의미를 지닌 눈문이었다.

 이처럼 긴 글을 인용한 까닭은 여기에서 먀사의 심리적 불안, 갈등, 자신의 합리화 등 그녀가 그동안 가져왔던 이상심리를 그녀 자신이 알 게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그녀는 마지막의 눈물로써 그녀의 모든 것을 씻어 내리게 된다. 이것은 과연 정신과 의사다운 행동이 아닌가? 한다.

Ⅲ 분석을 마치고

지금까지 아그네스를 담당한 법원 소속 정신과 의사인 닥터 먀사 리빙스턴의 심리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심리학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연구자로써는 정신과 의사를 그녀의 정신에 대해 분석을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이 연구물을 제출하기 위해 많은 심리학에 관한 문헌들을 읽었고 그것이 연구자의 머리 속에 장치되었다는 것이 만족을 느낀다.

 먀사 리빙스턴은 동생 마리의 죽음과 어머니의 정신 이상으로 인한 상실을 맛보았고 그 뒤로 많은 심리적 갈등과 불안에 싸여 우울증, 히스테리, 스트레스, 노이로제 등의 이상심리를 보였으며 그녀는 그녀의 상실을 적당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므로써 감소시키려 했다는 것을 본론에서 살펴 보았고 또한 마지막에는 그녀의 그러한 심리적 불안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까지 연구해 보았다.

 이 연구물이 신의 아그네스라는 책이 아닌 완전히 먀사 리빙스턴을 주인공화 시켜 작성되었기 때문에 과연 연구자가 의도하던 대로 되었나 하는 것은 의문이다. 그렇지만 연구자가 찾아낼 수 있었던 모든 먀사의 이상 심리와 이상행동을 찾아 보았고 나름대로 분석을 마쳤다.

 그 동안 연구자에게 심리학적 시적을 많이 알 게 만들어주신 김종만 교수님에게 감사드리면서 본 연구물을 마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