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는 사반나와 어머니가 성폭행을 당하는 그 날에 탈옥수가 3명이었고 한 명은 어머니를 다른 한명은 여동생인 사반나를 컵탈했다고 했는데 나머지 한 명은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을 하면서 톰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톰이 무엇을 숨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톰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 순간에 무엇을 했는지 머뭇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이었기 때문에 톰이 기억을 지워 버렸음을 정신과 의사가 알게된 것이었다. 그 순간의 기억의 필름이 끊어진 것이었다. 톰이 일부러 기억을 하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기억 상실증에 해당된다. 고통의 순간을 잊어 버리고 한 것이었다.

 죄수가 날 보고 풋내기라고 불렀고 "나는 풋내기가 좋아"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기억했다. 이 기억이 톰이 세 번째 죄수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을 회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성인 남자가 어린 소년들을 성적으로 폭행하는 것을 말한다. 호모섹스 패도필리아이다. 이 사건은 최근에 개봉된 영화 "미스틱 리버"에서 주인공 데이브가 어린 시절에 남자 성인에게 성폭행 당하는 것과 같은 변태성욕자를 말한다. 톰은 자신이 당한 수치심, 모욕감을 상상할 수가 없다,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죽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톰은 침묵은 강간, 겁탈보다도 더 무서웠다고 실토를 했다. 침묵을 할 수 있어도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톰이 남부인들의 기질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사실을 털어 놓기로 했다.

 그 당시에 성폭행을 당한 기억을 회상하면서 그 때를 재연해서 그 때의 그 감정을 표현해보게 한다. 정신과 의사는 왜 고통을 참는가? 라고 질문을 하자 평생 억압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참는다고 톰이 대답을 한다. 참지 말고 고통을 느껴보고 말로서 표현해 보라고 유도를 한다. 피하지 말고 즉 너무 고통스러워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피하려고 함을 강조하면서 고통을 말로서 표현하게 하였다.

 톰이 통곡을 하면서 울음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갇힌 감정의 방출! 여기에서 톰을 비로소 해방감을 느낀다. 그 해방감에서 마음의 긴장이 풀리고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더 이상 그 비밀을 억압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동원할 필료가 없어졌기 때문에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억압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가 자유스러워지게 된 것이다. 싫도록 울어라라고 정신과 의사가 감정 지원을 해준다. 고통을 인정하고 울어라 라고 감정 지원을 해준다. 그래서 더 이상 숨기려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할 수가 있게 된다.

 그 문제에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톰은 자신이 부인과의 섹스 관계를 왜 피했나?를 이해하게 된다. 성폭행에서 얻은 상처가 섹스에서 온 상처가 아닌가! 그래서 섹스를 피해온 것이 밝혀진 것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의 문제를 철저하게 비밀로 묻어 버렸기 때문에 톰은 부인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면서 살아온 것이다. 그 결과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것을 알 게 된다. 톰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비밀이 바로 부인과의 관계 단절의 단초였음을 알 게 된 것이다. 이제 톰은 해방감을 느끼고 부인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고 비밀을 마음 속에서 제거시켜야함을 알 게 된 것이다.

 사반나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자신의 과거의 비밀을 회복해 나가게 된다. 어린 시절의 성폭행의 비밀을 자신의 기억에서 회상 시켜서 그 상처에서 오는 감정을 다시 표현하고 묻어둔 기억을 회복하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를 복원하게 된다. 사반나가 기억의 억압에서 해방되면서 정신병원에서 퇴원을 하게 되고 자신의 시을 모은 시집을 오빠의 이름으로 헌사하게 된다. 사반나는 어린 시절의 비밀을 무의식 속에서 끄집어 내어 의식 속으로 올라오게 하여 본인이 기억을 회복하게 되었고 더 이상 과거의 악몽에서 시달릴 필요가 없어지자 회복이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사반나가 면도날로 자해 소동을 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자신의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양심의 처벌로 지금까지 보아왔으나 최근에 정신분석 학자들은 자해나 자학 혹은 자상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행동으로 본다. 평소에 감정을 억압해 버렸기 때문에 무감각, 무가치, 악몽, 프레시백에서 오는 존재의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행동으로 본다. 면도날로 손목을 끗는 순간에는 고통이 없다, 피가 손목에서 흘러내릴 때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끼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에 생리학 실험에서 밝혀졌다. 사람이 자해, 자상, 자학을 할 때 몸에서 엔돌핀이라는 우리 몸의 자연 마취제가 8mg이 방출되나는 사실이 이것을 확인 시켜준 것이다.

 톰이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집 방세와 전기 세를 톰과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몰래 지불한 것에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은 톰이 어머니로부터 어린 시절에 비밀을 지켜라는 세뇌, 엄마가 언제나 비밀로 한 행동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즉 톰은 정신과 의사를 무의식적인 어머니로 본 것이었다. 어머니의 비밀 지키기에 분노한 것이 정신과 의사의 비밀 지키기에 분노로 폭발한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것을 전이라고 부른다. 치료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자신의 부모처럼 치료자를 대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부모에게 했던 것을 노출 시키게 된다. 치료자는 이것을 분석해 나간다.

 프로이트는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이 과거의 상처 기억을 무의식 속에 묻어 버렸기 때문에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대신에 행동으로 과거의 기억을 대신 표현한다고 말했다. 톰이 케논월드를 이야기할 때 자신의 상처 기억을 묻어 버렸기 때문에 톰은 자신이 성폭행 당한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대신에 여동생과 엄마의 성폭행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 표정이 이상하게 찡그러져 있었고 엄마와 여동생의 성폭력에 대한 말을 하면서도 감정이 없고 머뭇거리는 행동으로 자신의 고통을 표현한 것이다. 사반나 역시 자신의 고통스런 기억을 묻어 버려 기억이 나지 않았고 대신에 칼로 자신의 손목을 자해하는 행동으로 고통을 표현한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톰과 사반나의 행동에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기억의 회복을 시도한 것이다. 그 결과 과거의 기억을 회복해서 의식에 끌어올릴 수 있었고 두 사람은 과거의 상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부모님의 끝없는 힘겨루기는 아버지가 부인이 고급 요리를 해오자 맛이 없다며 밥상을 뒤집어 엎어 버리는 폭력 행동으로 부인에게 분풀이를 하였고 어머니는 남편에게 개가 먹는 통조림을 튀김으로 그릇에 가득 담아서 갖져다 주자 이것이 진짜 요리라며 맛있게 먹는 장면에서 엿볼 수 있다. 서로를 무시하고 조롱하고 멸시하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자녀들은 그 요리가 개 통조림을 엄마가 튀김으로 만들었음을 눈치채고 입을 다물어 버린다. 아버지는 무식한 어부 노동자로 평소에 배가 부르면 만사를 잊어 버리는 사람이고 그래서 고급 음식보다 배가 부르게하는 음식을 선호하고 어머니는 소량이지만 고급 음식을 선호하는 부부의 식성의 차이에서도 부부 사이에 갈등을 느낄 수 있다.

 심리치료는 과거의 기억의 조각을 퍼즐 조각처럼 맞추어 가면서 환자의 잃어 버린 과거를 회복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는 그대로 뇌의 기억에 저장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회복의 과정에서 현재의 상황에서 재 창조되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거를 고고학자처럼  복원해내는 것이 아니고 과거를 지금 여기에서 재 창조해 내는 것이다. 과거를 다시 바꾸는 것이다. 두 사람은 과거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을 다시 재 정립해서 상처로부터 회복될 수 있었다. 현재가 과거를 바꾸게 만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