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공허감 속에 오래 살 수가 없다

만약 그가 어떤 것으로 향해서 성장하지 않으면

병적으로 절망으로 변할 것이다

결국 파괴적인 활동으로 변할 것이다

- "자아의 탐색"에서 -

  뮤리엘의 웨딩은 왕따 이야기를 핵심으로 자아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 왜 왕따를 당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왕따는 전문 용어로는 대인 공포증이라고 부른다. 선진국에서는 왕따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왕따라는 말은 일본에서 시작된 말로써 일본말로 "이지매"라는 말이 우리나라 말로는 왕따, 따돌림이라는 말로 바뀐 것이다.

 왕따와 대인공포증의 차이는 왕따에는 가해자가 있는데 반하여 대인공포증에는 가해자가 없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왕따를 자세히 보면 피해자가 대인관계가 잘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따의 일차적인 책임은 피해자 본인에게 있다. 쉽게 말하면 피해자 스스로가 괴롭힘을 당할 수 있는 소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왕따 문제가 한고비 넘어서자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왕따 문제가 시작을 알리고 있다. 왕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왕따 문제는 우리나라가 서구화 되면서 겪는 일종의 홍역과 같은 것이다.

 농경시대의 유산물인 대가족 제도가 후기 산업 사회로 바뀌면서 소가족 제도, 핵가족이 따라오게 되었고 자연히 가족 수도 8명 - 10여명의 가족 구성원들이 1-2명으로 줄어들 게 되었고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생활이 어렵게 되자 어머니들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게 됨으로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아파트 문화로 바뀌면서 자녀들의 놀이 공간이 사라지고 학원이나 보육원, 놀이방 같은 제도들이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고 부모들이 자녀들을 자신의 뜻대로 잘 키우겠다고 어린 시절부터 학원에 보내는 것이 일상으로 바뀌면서 자녀들이 Yes 맨으로 바뀌게 되었고 자녀들의 놀이 문화가 사라지고 형제들 수가 줄어들 게 됨으로써 자연적으로 상호관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게 되면서 등장한 장애가 바로 대인공포증이다. 자가용 문화, 아파트 문화, 핵 가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 바로 대인공포증이다.

 1950년대 이후에 컴퓨터의 발달로 인하여 자연 상태에서 동물들의 생활과 행동들을 비디오로 담게 되면서 동물들의 새끼들이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고 어미로부터 사회생활을 배워서 성장하고 독립하게 되는지를 연구한 학자들은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파트너를 선택하거나 자연 상태에서 저절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미로부터 자라면서 모든 행동들을 배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미가 사냥군의 총에 죽고 살아남은 새끼들은 동물 사육사들이 우유를 먹여서 사육장에서 양육한 동물들이 어른이 되어 자연 상태로 되돌아 갔을 때 모두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이제 동물 애호가들이 자연상태에서 자라지 않은 동물 새끼들을 인공으로 키웠을 때는 반드시 자연과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서 혼자서 살아가는 적응 훈련을 시킨 다음에야 자연으로 되돌아 가게 만들게 된 것이다. 동물 새끼들이 서로 부데끼고 싸우고 장난를 치는 과정이 새끼들이 자라면서 사회생활 집단 생활을 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동물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 임을 밝혀낸 것이다. 어린이들은 어린시절에 동료들과 부데기면서 서로 갈등 속에서 협상하고 친구관계를 해 나가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동료들과의 관계가 점차 사라지면서 어린이들은 학원으로 내 몰리게 되었고 놀이 문화가 사라지면서 어린시절부터 조그만 아파트 방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빈도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대신에 장난감과 TV 문화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장난감과 TV는 상호관계를 배우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결과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뚫고 나가는지를 배울 기회가 그 만큼 줄어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으면 착하 아이라는 인식이 늘게 되면서 자기 주장이 없는 Yes 맨으로 자라나게 된 것이다.

 대인 공포증이라는 이름은 195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제 2차 세계 대전의 발발로 직장에서 일하던 남자들이 전선으로 내몰리는 바람에 그 빈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여성들이 직장에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어머니들의 직장 생활이 본격화 되었고 이후에 여성의 사회진출이 점점 늘어가면서 자녀 양육이 어머니의 손에서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로 나아가 유모, 가정부, 이웃집 아줌마 손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시간제로 자녀들을 돌보아주는 새로운 신종 직업인 베이비 시티(baby sitter)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는 이러한 자녀들이 자라서 사춘기가 되는 시점에 이르게 되면서 대인관계의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대인공포증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10년마다 개정본으로 발간하는 "정신장애에 대한 통계와 진단 분류 지침서인 DSM-Ⅲ에서 1980년대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도 대인공포증이 등장한 것이 불과 20년 전의 일이라는 점이다. 이후에 이러한 문제는 산불처럼 번져 나가게 되었고 지금은 대인 공포증이 소속되어 있는 불안장애 안에서도 가장 많은 환자를 포함하게 되었다.

 뮤리엘의 웨딩에서 이러한 왕따 문제를 보여준다. 피해자인 뮤리엘은 자기 주장이 없고 동료들의 비위를 맞추려는 시도는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매사에 문제를 일으킨다. 여기에다 권위적인 아버지, 강압적인 아버지가 자녀들을 무시하고 복종적인 자녀들을 길러낸 것도 뮤리엘이 자신감이 없고 매사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도록 한 몫한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뮤리엘이 자아를 찾아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가? 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좋은 영화이다.

 대인 관계란 무조건 상대의 비위만 맞추고 상대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한다면 좋은 대인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에게 부당하게 대우를 받았을 때는 분명히 No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관계가 좋아진다는 것을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다. 뮤리엘은 초반부에 친구 론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감추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음의 문을 닫았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할 수가 없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뮤리엘이 론다에게 자신의 결혼 사진의 비밀을 들키게 되자 지금까지 모든 것을 틀어놓고 론다에게 솔찍하게 이야기하는데서 결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모든 것을 친구 론다에게 밝히게 되면서 자아 찾기가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뮤리엘을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만 잘하면 모든 자신의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러한 생각이 결혼에 집착하게 만든다. 이름이 잘못 지어져서 자신이 연속해서 불행을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되어져서 자신의 이름을 마리엘로 바꾸지만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다행히도 뮤리엘이 어머니의 자살로 자신의 행동들이 자신이 싫어하는 아버지를 빼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아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