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열병처럼 내면의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표시

몸의 열이 신체의 힘과 전염 병균 사이에 싸움의 증세인 것처럼

불안 역시 한편에서 자아의 힘과 다른 쪽에서는 자아의 존재를 뿌리 뽑으려는 위협과의 싸움으로

우리의 힘이 강할수록 자아를 잘 알고 객관적 세계를 잘 알수록 위협은 감소한다

- "자아의 탐색"에서 ---

-UCLA 의과대학 교수이자 정신분석학자인 그린슨(Greenson)의 저서에서-

 

 적과 동침은 글자가 의미하는 그대로 한 침대에 자면서도 서로 원수처럼 지낸다는 의미를 가진 부부를 빗대어 한 표현이다. 적과의 동침에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로라는 겉으로는 행복한 결혼처럼 보인다. 남편인 마틴을 주식를 거래하는 대 기업의 이사로서 해변가에 별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돈이 풍족하고 로라는 해변가에 있는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 부부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남편인 마틴의 의처증 증세로 로라는 행복한 것이 아니고 마치 감옥소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식이 이후에 3년 몇 개월 며칠이라는 날자를 계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결혼 생활의 감옥을 느낄 수 있다. 혼자거 크다란 대궐같은 집에 갇혀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웃에 사는 정신과 의사와 해변에서 잠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남편이 보고 그 남자가 누구냐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집의 거실은 물론이고 사워장에 수건이 반 듯하게 걸려 있어야 하고 찬장에 통조림의 상표가 가지런하게 진열되지 않으면 폭력이 따라 온다. 남편의 이러한 성격은 의처증에다 강박증까지 가진 겉으로보면 이상적인 남자처럼 보이는 정신적인 환자이다.

 로라는 이러한 생활에 지쳐서 이제 이혼을 결심했으나 남편은 절대로 이혼은 안 된다고 말한다. 남편의 동료들 파티에 동부인으로 참석해서 옆에 서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에 와서 폭행을 당해야 하고 그 후에 죄의식에서 부인에게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옷과 꽃다발을 사주면서 자신의 잘못을 비는 것에서 로라의 생활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로라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죽음을 가장한 탈출을 준비한다. 남편 몰래 수영을 배워서 요트 놀이중에 폭풍우를 만나고 물에 빠진 것으로 과장해서 헤엄쳐 나와서 먼 다른 조그만 도시에 가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그 곳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남자 친구인 빌을 만나서 사랑이 싹이틀 무렵에 남편은 부인의 친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고 부인이 수영을 배웠다는 것을 알고 화장실 변기통에서 로라가 폭풍우가 치는 밤에 수영으로 헤엄쳐 나와서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결혼 반지를 변기통 속에 넣어서 물로 흘려내려 버리고 평소에 준비해 둔 옷과 돈을 가방에 넣어서 탈출할 때 변기통 속에 결혼 반지가 물에 흘러가지 않고 무거워서 그대로 변기통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남편인 마틴은 로라의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로라를 백방으로 찾기 시작한다.

 여기에서 의처증 즉 정신 의학적 용어로 편집증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한 곳에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까지 매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틴은 사설 탐정에 돈을 주고 로라를 찾도록 의례를 하지만 효과가 미미하자 결국 혼자서 모든 일을 제쳐놓고 찾아나서게 되고 로라의 엄마가 양로원을 옮긴 것을 알고 찾아가서 딸이 얼마 전에 왔다 갔다는 것을 확인하고 결국 로라가 있는 곳을 찾아내고 로라의 방에 숨어들어가 로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가 로라를 만나서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다 로라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여기에서 편집증 환자의 특징 그리고 편집증 환자와의 결혼 생활이 어떻한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신분석적인 관점에서는 이 영화를 볼 때 편집증의 집착과 로라가 남편의 억압으로부터 탈출해서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될 때 유사한 상황 즉 새로 사귄 남자 친구 빌이 로라와 키스를 하려고 할 때 로라는 과거의 남편의 상처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키스에 깜짝 놀라게 되어 키스를 거부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로라가 완전히 마틴으로부터 탈출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때에도 찬장에 가지런히 놓은 통조림 깡통들을 보고 깜짝 놀라거나 타올이 가지런히 놓인 것을 보고 불안해서 부들부들 떠는 모습 등은 과거의 상처가 치료되지 않고 남아 있는한 우리는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새로 사귄 남자 사랑하는 남자 친구와의 친밀관계에서 거부감으로 두 사람의 사이가 어색해진다든지 사람들을 기피하고 혼자서 고립해서 살아가려고 한다든지 한적한 시골 소도시로 이사하는 것 등도 과거의 상처와 관계가 있다. 지나가는 낯선 사람이 남편 마틴과 닮은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장면 등도 로라의 과거의 상처가 이후의 생활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가? 등을 말해주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있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는 호화로운 주택과 풍요로운 생활 환경 등도 마음의 평화가 없으면 감옥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것은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지 몰라도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이 편안한가? 즐거운가? 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로라는 복종과 운명에 순종하는 여성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을 줄 아는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문제에 부딪치면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여성으로 물질과 돈에 만족해서 자신의 자유를 저당잡히고 남편의 인형으로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참된 용기를 가진 여성으로 평가된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느끼는 것이고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보여주는 좋은 영화이다.

  이 영화와 관련된 정신분석 및 심리치료의 용어로는 의처증, 의부증인 편집증의 특징, 부부 갈등, 과거의 상처, 부부 폭력, 매맞는 여성, 이혼, 별거, 자아 찾기, 자신감, 문제 해결 능력, 물질과 행복, 운명의 개척, 복종과 굴복, 노예 생활, 진정한 행복 등과 관계 있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단순히 그 영화가 볼거리가 있다, 재미있다, 재미가 없다는 흥미에서 끝날 것이 아니고 그 영화 속에 들어있는 주제를 잘 음미해 봄으로써 우리는 또 하나의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삶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된다면 영화를 통해서 그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