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인간은 신이 아닌 이상 거의 모두가 실수를 하게 되고 그것은 그들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 게 되기도 한다. 특히 가족 관계에서는 가끔씩 서로를 구속하게 되고 자기의 뜻대로 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한국의 가족은 오래도록 가부장제에 있다보니 집안 어른, 그 중에서도 아버지는 곧 하늘과 동일시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때로는 아버지와의 의견의 차이로 인해 좌절하고 마는 그렇지만 그것을 가슴에 속 깊이 묻어둠으로써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펼쳐 보리라 다짐을 한 자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필자는 아버지와의 심한 갈등 속에서 생활해 왔으며 지금도 가끔은 그것으로 인해 될 수 있는 한 그 분을 피해다닌다. 식사 시간도 피하기 일수다. 그 분과 있으면 어떤 쇠사슬에 감겨 있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아마도 아버지의 애정 표현이 과하다보니 아버지가 원하는 장한 아들, 장남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시리라 느껴진다. 필자의 나이 스물 여섯, 언제가는 그 분의 그늘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남동생의 많은 도움과 어머니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잘 견디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특히 남동생이 없었으면 지금 필자의 처지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두렵기 그지없다.

 이제 필자는 필자의 경우와 유사한 이러한 가족간의 갈등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인공의 정신 이상을 나타내는 영화를 한편 소개할까 한다. 그는 1남 2녀 중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를 제외하곤 남자가 없다. 그리고 자기의 아버지는 그를 품 안에서 떠나지 못하게 그의 정신을 지배하려고 한다. 그 속에서 번민하며 발버둥치는 그의 정신 세계를 피아노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조용히 진행해 가는 영화이다. 많은 심리분석 자료에 입각하여 그와 그의 아버지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하여 주변 인물의 심리를 필자의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파악하여 보기로 한다.

 Ⅱ 본론

 첫 장면에서 나이든 데이빗이 어두운 배경에서 어렵풋이 자신의 얼굴 형태의 윤곽만을 잡은 장면에서 독백을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난 내가 고양이인 줄 알았다. 고양이는 자기 해하려는 것도 모른다. 슬픈 고양이---담벼락에 있는 고양이에게 뽀뽀할꺼야. 인생은 모험이야, 인생은 변한다. 그러므로 빈칸을 채워야해. 인생은 고통을 받는다. 인생은 고통이다. Help god( 주님의 도움으로 ).

 자신의 얼굴을 어두운 색으로 흐릿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은 나이가 들어 어느덧 중년인 듯 하지만 남들이 청소년기에 이루는 자아가 그에게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으미하는 것으로써 앞으로 남아 있는 인생의 빈자리들을 채워 가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한 것일 것이다. 이 영화의 전개 부분에서 자신의 독백을 삽입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미리 알려 주고 왜 데이빗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대처하게 되는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자기를 해하려는 것도 모르는 고양이라고 말함으로써 누군가가 자기의 인생을 망쳤으며 그러한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자기, 그리고 마치 주인의 소유인 인형이나 고양이처럼 자기 또한 그랬다는 것에 대한 애처로움을 애완 동물인 고양이를 통해 옛날엔 자기가 고양이인 줄 알았다고 나타내고 어떤 어려움에 대처하지 못하고 그저 담벼락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처럼 그 자신도 그냥 그러한 것들에 순응하고 말았다는 것에 후회를 하게 되고 이제는 인생의 참 의미와 자기 스스로가 인생을 해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의 의지로 살아가면서 당하는 고통은 당연한 것으로 그것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고 끝내 그 자체가 인생을 포기 시키고 말 게 될 것이라고 말함으로서 앞으론 어떤 난간에서도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뚫고 나갈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다짐을 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A Story 1

 어린 데이빗은 주먹을 꼭 쥐며 "이긴다, 기필코 우승을 한다."라고 계속적인 다짐을 하며 음악 경연 대회의 강단에 오른다. 아나운서가 연주곡을 물었으나 우물쭈물 말을 못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쇼팽의 플로 네이즈"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 제목을 말한 사람은 연신 데이빗의 피아노 연주 모습을 뚫어져라 보며 흥분하다가 막 앞으로 나가려고 할 때 해설자가 그 어린 연주자를 칭찬하는 말을 듣고 기뻐하며 연거푸 말을 잇는다. "내가 그의 아버지입니다. 그의 아버지---" 결국 우승을 하지 못한 아들과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족들은 아버지의 눈치르 살피며 조심조심 하다. 서양 장기인 체스에서 고의로 데이빗에게 패하며 아버지 피터는 자신의 아버지가 음악을 싫어하여 그의 바더이올린이 박살났다는 것을 상기시켜 그의 아들이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것이 축복이며 반드시 최고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데이빗에게 강요를 한다.

분석

 피터: 데이빗의 아버지로 유태인이다. 그의 유년 시절에 음악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돈을 모아 장만한 바이올린을 그의 아버지가 박살내고 만다. 피터는 그것을 자기 아버지가 병적으로 음악을 싫어하여 그렇게 하였다고 생각하고 어린 데이빗에게는 자기가 음악을 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며 기쁨이냐고 강제적으로 아들의 사고에 주입한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피터가 어린 시절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을 그의 부친으로 인해 좌절되었던 것에 깊은 좌절을 느꼈으며 그 한풀이로써 자기의 아들에게 반강제적으로 음악을 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을 깨닫지 못하고 더욱 더 데이빗에게 피아노 연습에 매진할 것을 독촉한다. (일반적으로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특히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어린 시절 그들으 못 해 본 것들 가령 환경으로 급히고 말았던 꿈들을 자식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루려고 하는 경향이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그들의 생각의 틀 속에 아이들을 가두곤 한다. 이러한 것들이 심각할수록 가정에서의 불화는 더욱 더 많아지게 된다) 아마도 피터의 심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루지 못한 음악적 소망을 아들을 통해 펼치고 싶은 욕망을 통해 그리고 자기가 아버지에게 복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데이빗도 자기의 말에 자연히 순응해야 하며 그래야 만이 더욱 강인하고 위대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자식은 자기가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연주곡을 직접 고르고 아들에게 그것을 치도록 하여 자기가 마치 자식을 사랑하는 것처럼 아니 어쩌면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무조건 모든 것들을 아버지인 자기가 생각하고 이끌어 주어야만 한다고 깊게 믿고 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식을 바라볼 때의 비통함은 마치 전쟁에서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것처럼 느기는데 이는 그가 유년 시절에 겪었던 제 2차 세계대전의 유태인의 학살에서 살아남았던 것은 자신이 강했기 때문이며 아들인 데이빗도 강해야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전쟁 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의 어떤 잠재적인 내면 의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데이빗(어린시절): 태어나서부터 모든 감각과 사고를 아버지에게 지배당함으로써 그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시 느끼게 되고 자기는 그저 피터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고 그것이 바로 신에게 복종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한 신적인 존재인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피아노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하고 그의 뇌리 속에는 피터가 항상 강조하고 있는 오직 "연습, 연습----"뿐이라고 생각한다.(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가장 위대하여 보이고 그의 말에 복종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느낀다). 아무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같은 나이 또래의 여느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지 못함으로 인해 소년기에서 청소년기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그는 자기도 모르는데 주저앉고 만다. 단적으로 경연 대회에서 주먹을 불끈쥐며 "이긴다, 이긴다, 꼭 이긴다."라고 혼자서 굳게 다짐을 하는 장면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어느 정도 자아의 일부를 상실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빗의 어머니: 그녀는 아주 유순하고 조용한 조선 시대이 여인들처럼 남편의 말에 무조건 따르며 그 길만이 올바른 삶이라고 또한 어느 일면에서는 자식을 망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남편을 무서워하여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는 어째 보면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 거의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아서 좀더 깊은 심리 분석을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라도 데이빗에게 힘이 되어주었더라면 ---

누나와 동생: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그들을 외면한 채 오직 데이빗에게만 관심을 쏟으며 끝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에 많은 질투를 느끼며 특히 큰 딸의 경우에는 더욱 심하여 자기도 데이빗에 못지 않은 음악적인 재능이 있음을 계속 나타내지만 피터의 냉담함에 더 큰 반발심을 가지게 된다. 그들이 데이빗과 같은 남성이라면 그가 정신 이상을 갖지 않을 수도 있었다.

B story 2

 심사 위원인 벤 로젠이 데이빗의 음악적인 천재성을 발견하고 찾아오지만 문전 박대를 당한다. 아들이 스스로 "라흐마니노프"를 치는 것을 보고는 적잖이 놀라고 결국 로젠 선생님에게 사사를 받게하여 우승을 획득한다. 대상으로 미국행 티켓을 받게 되고 그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성인식을 개최하여 모금에 나선다. 파티에서 처음으로 소니아라는 아릿다운 이성과 접하게 되지만 미리 감지한 피터가 그것을 차단해 버린다. 케더린 여사의 등장은 후에 데이빗에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튼튼한 백 그라운드가 되어준다. 드디어 미국행 초정장은 날아오고 그는 벌써부터 미래에 대한 꿈에 부풀어 흥분하고 있지만 아버지가 그것을 태워버림에 따라 끝없는 추락을 하게 된다. 그의 안식처라고 생각했던 로젠의 부재로 인하여 다시 피터에게로 돌아가지만 그의 마음 속에 내재된 심리적 갈등은 엉뚱한 방향으로 폭발하고 만다. 늦게 이것을 알아차린 로젠이 방문하지만 끝내 외면 당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