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강간, 겁탈보다 더 무섭다

-사랑과 추억 영화 속에서-

 

1991년도 아카데미 상을 휩쓴 영화 "사랑과 추억"은 심리적인 상처 때문에 정신 이상이나 각종 증세 행동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해 나가는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 학자의 치료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른이 된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심리치료 영화이다.

 "사반나"라는 시인인 40대 초반의 여성이 자살 소동을 일으키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사반나는 과거의 기억이 별로 없다. 자신의 시집에서 "케논월드" "유태인 학살" 등의 문구를 보고 정신과 의사가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물어보았으나 사반나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정신과 의사는 사반나의 오빠를 면담하기로 하고 남부 사우스 케롤라니나에 살고 있는 톰에게 전화로 여동생 사반나를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톰은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데 부인과 섹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잠자리를 피하고 있는 관계로 부인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톰은 자신이 왜 섹스를 기피하는가?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부인과 대화가 별로 없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서 부인이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처지에서 뉴욕에 있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쌍둥이 여동생의 정신 이상을 치료하는데 도와달라라는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고 휴식 겸에 잠간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뉴욕으로 향하게 된다. 정신과 의사와 면담을 하면서 톰 자신의 문제도 상담 치료를 받게 된다.

 사반나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 달라는 정신과 의사의 부탁을 받고 톰은 자신의 과거 어린 시절을 마지 못해서 억지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왜 톰이 어린 시절과 과거의 상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가?는 이야기 속에서 밝혀지게 된다. 톰의 아버지는 남부의 보수주의가 강한 사람으로 무식한 새우잡이 어부이고 난폭하며 폭력적이고 고집쟁이로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사람으로 고기를 잡아서 밥먹고 사는데 급급한 현실주의자이고 어머니는 유식하고 문학적이고 꿈이 큰 인테리이나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부(富), 명예, 사치를 쫓는 몽상적 이상주의자로 아버지와 어머니는 애초에 서로 궁합이 맞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부부 사이에 끝없는 갈등과 폭력과 힘겨루기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은 어린 자녀들이었다. 장남인 형 루크와 쌍둥이 동생인 오빠 톰과 여동생 사반나는 부모가 싸우거나 갈등을 일으키면 집 밖으로 도망을 나와서 바닷가에서 물장난을 하면서 불똥을 피해갔다. 형제들은 서로 의좋게 자랐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고통을 받으면 상처를 숨기려고 하고 고통을 피하려고 고통을 억압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의 상처를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정신분석 학자는 사반나가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틀림없이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의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환자의 오빠 되는 톰에게 그 상처의 기억을 회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부탁한 것을 알 수 있다.

 사반나는 자신의 시집에서 "케논월드" "유태인 학살"이라는 시귀가 무엇을 상징하는가? 그리고 "자신은 새롭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시귀절이 무엇을 상징하는가?를 묻는 정신과 의사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고 대답을 했다. 정신과 의사가 톰에게 유태인이 아닌지를 물었으나 톰은 유태인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라는 구절과 유태인 학살이라는 말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들은 유태인이 아니고 유태인 학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케논월드라는 말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물었을 때 톰은 깜짝 놀라서 주춤하게 된다. 정신과 의사는 틀림없이 그 말이 어떤 상처를 의미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케논월드와 관계된 이야기를 틀어 놓아라고 다그친다.

 톰은 어머니가 절대 비밀이라고 약속을 한 것을 어떻게 이야기 하느냐라고 고민을 하게 된다. 톰은 어린 시절을 회고해 가면서 어머니가 잘못했음을 알 게 된다. 어린 시절에 우연히 아버지가 일을 나가고 집을 비운 저녁 늦게 가족들이 엄마에게 춤을 배운다고 즐겁게 놀고 있을 때 인근에 있는 케논월드라는 교도소에서 탈옥한 3명의 탈옥수들이 톰의 집에 침입하여 한 사람은 어머니를 다른 한 사람은 여동생을 겁탈하다가 형인 루크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고 한 탈옥수는 엄마가 찌른 칼에 사망하게 된 사건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 때가 사반나가 13살이 되던 해였다. 

 어머니는 이 사건을 철처히 은폐해서 절대로 비밀을 이야기하지 말 것을 명령하게 된다. 엄마는 3명의 죄수의 시체를 땅에 묻었고 방을 깨끗이 치우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을 했다. 만약 누군가가 가족의 이런 비밀을 발설하면 죽이겠다고 엄마가 협박과 강압을 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비밀이 사람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 영화가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이 비밀로 여동생 사반나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사반나는 엄마의 말대로 아무 일도 없었떤 것처럼 행동을 했으나 옷을 뒤집어 입고 있었다고 톰이 회고를 했다. 4일 후에 사반나의 자살 소동이 처음 일어났다고 했다. 이전에 사반나가 7세 때 엄마가 사산아를 출산 했을 때 사반나가 나쁜 아이었기 때문에 사산아가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죽은 아기를 안고 있었다. "너는 참 좋겠다, 우리와 함께 살지 않게 되어서"라고 말을 했으나 그 다음 날 그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것은 이미 사반나가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그 취약점에 성폭행의 상처가 가중된 것이 나중에 정신 이상으로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톰의 가족이 가진 상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국 이혼을 했고 어머니는 돈이 많은 유태인 한데로 재혼을했다. 형 루크는 이혼으로 넘겨받은 땅을 어머니가 국가에 매각하려고 하자 이것을 지키려고 반항을 하다 사살된다. 형의 죽음 앞에서 톰은 울지 못했다고 했다. 이것 역시 비밀로 마음 속에 묻히게 된다. 톰의 가족들은 비밀을 그것도 다른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비밀들을 가슴에 묻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어머니는 자녀들의 고통이나 자녀들이 받는 마음 속의 상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자신의 체면과 명예가 아들의 자존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두 번째 남편이 되는 치과 의사의 아들이 톰을 괴롭히게 되자 톰이 그를 때려 눕히게 되었을 때 어머니가 톰을 데리고 재혼할 남자 집에 가서 사과를 하러 대리고 가면서 톰의 자존심은 아랑곳이 없고 그 집에 고급 양탄자에 관심을 기우린다든지 그 남자 앞에서 톰이 모욕과 폭행을 당해도 아무런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것에서 엄마가 자녀들의 상처에 기름을 부어 더욱 문제를 가속화 시켰음을 알 수 있다.

 톰과 사반나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어머니를 싫어하고 증오하게 된다. 엄마가 어린 시절에 자신에게 늘 했던 말들 "내가 너만을 제일 사랑한다, 너가 제일 훌륭한 사람이 될꺼야"라는 말은 나중에 형이나 사반나에게도 한 말임이 들통나게 된다. 엄마는 자녀들 하나 하나에게 비밀로 맹세를 시켰다. "너와 나만의 비밀이다". 자녀들에게 열린 대화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는 가족의 비밀이 탄로날까? 자녀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늘 세뇌 교육을 시켜왔음이 드러난다. "절대 울지 마라" "가족의 비밀을 죽을 때까지 지켜라", "과거를 기억하지 마라." 이러한 세뇌 교육이 사난나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만들고 루크가 사살되는 불행을 그리고 톰을 이혼 직전까지 끌로간 것임을 톰은 정신과 의사와의 치료 과정에서 알 게 된다.

 사반나는 13살 때 탈옥수들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가족의 비밀을 말로써 표현할 수 없어서 가슴 속에 묻어 버리고 기억을 잊어 버리려고 한 것이 정신 이상의 근원임이 밝혀지게 된다. 엄마는 여동생의 일기장을 불태워 버리게 된다. 가족의 비밀이 노출될까봐서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엄마의 행동이 이후에 딸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게 된다는 것을 엄마는 몰랐다.

 톰이 정신과 의사의 면담 후에 잠간 사우스 케롤라이나에 있는 집을 방문하였을 때 어머니의 방문을 받게 되었고 어머니에게 사반나가 과거의 상처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고 과거의 케논월도라는 살인 사건이 그 원인임을 이야기하고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톰이 여동생의 정신이상이 더 중요하냐 어머니의 수치심이 더 중요하냐고 다그치자 어머니는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지금까지의 어머니 자신의 방어가 깨어지는 순간이었다.